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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Ep. 첫 출근

 

1, Before

 나의 첫 출근은 이러했다. 9시 30분까지는 도착했어야 할 나의 첫 직장,

오전은 새벽에 그려본 많은 걱정들이 무색하게도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눈을 떴다. 눈을 뜨고 확인한 시간은 오전 6시 30분, 나의 계획대로라면 7시에 기상해도 충분했기에, 새벽 내 온 응원의 메시지들을 뒤로하고, 잠시 눈을 붙혔다. 

 사실 다시 잠에 들면서도 걱정이 많았다.. '이거 지각 플래그인데,,' 하며, 하지만 클리셰는 부숴야 제 맛아닌가, 7시 알람에 눈을 다시 뜨고, 천천히, 차분히 출근 준비를 시작했다. 몸을 깨끗이 하고 자취 하면 가장 힘들 것 같았던 직접 아침밥을 차려먹는 것도 무사히 성공했다. 

 

 독립을 시작하기 전에는 늘, 씻고 나오면 준비 되어있는 엄마가 차려준 아침 밥이 아닌, 이제는 내 스스로 챙겨먹는 아침 밥. 어제 먹다 남은 불고기 소스에 찬밥을 볶아 먹으며, 오늘의 기대와 걱정, 불안을 반찬 삼아 먹어본다. 

 

2.ING

 회사 가는 길 버스는 꽤나 새로웠다. 사뭇 다른 풍경, 적당히 따사로운 날씨, 빠르게 달려가는 버스, 평소와 다른 생각들이 나의 출근 버스를 가득이 메운다. 

 분명, 지금까지의 출근길은 매우 가벼웠는데, 확실히 아르바이트와 직장의 무게감은 다름을 느끼며, 걱정에 위축 될 때 쯤, 목적지에 도착하고, 위축된 나의 몸을 당당히 펴본다. 

 시간을 확인해보니 꽤나, 여유로운 시간에 커피 한잔을 미리 주문해두고, 연신 담배를 펴본다. 놀란 심장이 니코틴으로 더욱 옭아 매본다. '오늘의 걱정과 불안을 아침에 다 써버리면, 오늘 오후는 평안하겠지,,' 라는 항상성을 떠올리며. 

 

 뭐 사실 오늘 크게 거창할 것도 없었다. 회사 사람들에게 인사 하러 다녔고, 팀장님과 지사장님과 면담하기 바빠서, 점심시간을 넘겨 3시까지는 그렇게 입사와 관련 된 형식적인 일들만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개발 환경 세팅을 시작하는데, 여기서 1차로 당황했다. 분명 면접 때 eclipse를 사용한다고 했으면서, 웬걸,, 사수의 모니터를 보니 inteliJ였다. 난 써본적도 세팅 해본 적도 없는데, 그래도 구글링을 믿고 심기 일전 해본다. 

 이 외에도 여러가지 세팅을 진행하다보니 어언 시간은 4시 30분, 어언 퇴근 1시간 30분 전이다. 여기서부턴 회사에서 사용하는 업무 코드 분석을 시작했다. 아마 내일도 업무 코드 분석과 공부과 주요한 일과가 될 것이다. 

 우선 본격적인 코드 분석을 시작할려는데,, 이런,, 처음부터 강적이다. 쿼리부터 분석을 시작하는데

웬걸,,ㅋ 재귀 함수 3개가 한 쿼리에 있다니,,  진짜 당혹스러웠다. 근데, 이게 또, 도전의욕을 불태우더라, 이 때부턴 여기에만 몰입하기 시작하며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지사장님이 슬며시 오셔서 시간을 가르키며, 말한다. 

 "신입은 첫 출근에 칼퇴해야지" 라는 말, 하지만 칼퇴하기엔 좀 양심이 찔렸다. 기껏 내가 이해한 것은 재귀쿼리의 동작 구조와 어느 부분이 부모 쿼리이고, 서브쿼리인지 이해했을 뿐이다. 팀장님의 만류에 오늘의 업무는 여기까지 하기로 하고, 퇴근을 한다.

 

3.after 

 퇴근 후 버스에 올라서, 오늘 하지못한 폰 게임을 조금 깔짝 거리기도, 노래에 몸을 싣고, 풍경을 달려보기도 하며 오늘의 신입 라이프는 마무리 되었다. 

 버스에서 내리고 난 후 버스정류장 근처 반찬가게를 들러 반찬을 4종 사왔다. 나는 도무지 배달음식을 시켜먹는 사람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우선 기본적으로 돈이 많이 든다. 그렇다고, 값어치를 하는지를 따져보면 더욱 의문이었다. 사람들은 나에게 말한다. 집에서 밥해먹는거 한 달이면 끝난다고, 

 나는 이렇게 반문한다. 당신들의 귀찮음이 인간의 3대 욕구를 이길만큼 크냐고, 이왕 먹을거면, 맛있고, 건강하게 먹고싶을 뿐이다. 

 

 집에 도착해서는 밥을 안치고, 샤워를 한뒤, 오늘 사온 반찬들과, 엄마 김치에 밥을 먹었다. 음 여기 반찬가게 먹어줄만한 것 같다. 꽤나 괜찮았다. 자주 애용 해야겠다.

밥을 먹고 난 뒤에는 산책을 좀 하고, 파손되어 도착한 택배를 재포장하고, 맥주 한캔을 하며 이 글을 써 내려가고 있다. 

아마 오늘의 끝이, 그리 멀진 않은 것 같다. 

 

내일에는 더 나은, 더 성장한 내가 되어있길 바라며 잠에 들어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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