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일간 갑작스러운 몸살 기운과 함께 컨디션이 급격히 저조하였다.
갑작스러운 몸살 기운은 나를 나태하게 만들었다. 빠르게 쌓여가는 나의 일들과 빠르게 사라져가는 나의 의욕들이 교차하며 나를 괴롭혔다. 단언컨데, 몸살 기운이 시작된 첫 날, 이번년도 나의 최악의 하루였을 것이다.
몸살이 시작된 날은 월요일이었다. 한 학기를 끝내고 방학을 즐길 생각이었지만, 나의 몸과 나의 마음은 나를 쉽게 내버려 두지 않았다. 그 이유는 작년 이맘때엔 내가 무너졌을 시기였기 떄문이다. 작년 이맘때 나는 많은 것에 실패 하였고, 많은 것을 내 손을 끊어내고 흘려보냈던 시기였으니
그에 대한 반발감이었을까 이번 방학은 나에게 있어 완벽해야만 했다. 아니 어쩌면 그러고 싶었다. 공무원을 준비하다가 진로를 바꾼 나에게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남지 않았으며, 공무원을 준비했던 시간들이 나를 짓눌렀다. 한 시도 가만히 있으면 안될 것 같았고, 꾸준히 쌓아올려야 한다는 불안감만이 나를 쉬지 않게 만들었다.
나는 방학 중에 좋은 기회로 가장 기본적인 컴활 자격증 강의를 무료로 진행한다기에 수강하기로 결정하였고, 아침 6시 30분 눈을 뜨고, 집을 나선다. 이런 생활이 힘들진 않았다. 기본적인 자격증이었고, 취득하여야 했기에, 8월 일정을 보면 지금이 최적기였기에 늘 같은 시간에 늘 같은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탔고, 늘 버스에서는 잠을 취했다. 아침 강의가 끝나고, 동네에 돌아오면 어엿 오후 2시, 급하게 밥을 먹거나, 끼니를 거르는 일도 잦다. 집에 간단하게 들려 가방을 바꾸고, 황급히 발길을 돌려 카페로 나선다. 카페에 가면 자격증 실습 공부를 한시간 정도 간단하게 했다. 컴활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으니,
오후에 카페에서는 대부분 학교 일 처리를 한다. 학생인데 왜 학교일을 처리 하냐 함응, 나는 학생회장이기에 예컨데, 2학기 일정 조정, 행사 기획안, 예산안 편성 등 사무적인 일 처리를 일컫는다. 최근에는 5월 달에 신청한 지역사회 협업 프로젝트도 선발이 되어 할 일이 더 많아졌다. 또, 내가 a to z까지 맡은 큰 행사일이 이제 얼마 안남았고, 이 행사는 여전히 난항에 부딪혀 있기에 이를 어떻게든 해결해야 했다.
이런 일을 하다보면 어느새 해는 지고 밤이 찾아온다.
밤에는 공부를 한다. 내 게시글을 보면 알겠지만, 드림핵을 기반으로 정보보안 분야의 공부를 한다. 8월달에 준비할 자격증을 위해, 그리고 2학기에 부전공을 수강하기 전 기초를 다져두기 위해, 여기까지 내용만이 반복되었으면, 이렇게까지 지치진 않았을 것이었다. 분명했다. 이것보다 더 바쁘게 살아보았으니,
여기서 조금 더 일을 추가하자면, 나는 아르바이트를 두개를 하고 있다. 주말에는 a라는 곳에서, 화요일 목요일은 b라는 곳에서 두 곳다 근무시간이 짧지 않다. 심지에 6~7월에는 a아르바이트에서 매주 평일 인력 충원으로 주3일 근무를 했고, b라는 곳은 2년전에 1년간 근무하고, 1년만에 다시 돌아왔으나, 생각보다 가게 상태가 예전과 사뭇 달라 예전 방식으로 바꾸기 위해 30분씩 추가 근무를 하고 있다.
보통 출근하는 날 같은 경우, 화요일과 목요일은 자정이 다되서야 퇴근하기에 오전 강의가 끝나고, 동네에 돌아오자마자 카페로 향한다. 카페에서 최대한 급한 일을 처리하고 출근을 하는 편이다. 당장 처리 할 일이 없다면, 난항에 부딪힌 행사를 해결할 방법을 끊임없이 생각하고 있거나, 공부, 실기 시험 준비를 간단하게 하고 출근한다.
a 아르바이트 출근하는 날이 평일이라면 오전에 강의를 듣다가 끝나고 바로, 혹은 강사님꼐 양해를 구해 30분 일찍 나가 택시틀 타자마자 출근한다. 늦은 저녁에 끝나기에 일이 끝나면 바로 카페를 향해 남은 일들과 공부를 진행한다.
출근 하는 날이 주말이라면 오전 7시 집을 나서 카페를 향해, 간단하게 내가 좋아하는 노래 3곡 정도 들으며 눈을 감고있다가, 공부를 하고, 일들을 처리하고 출근한다. 저녁에는 오전에 공부한 내용을 복습하고, 저녁엔 프로젝트 전반에 관한 일들을 처리한다.
차마 내입으로 꺼내기엔 부끄럽지만 나름 바쁘게 살고 있고, 많은 경험을 쌓고 있다고 본다. 남들도 그렇게 나를 바라본다. 학기 중에도 학생회장으로써의 일과 과탑도 동시에 하였고, 공모전 최우수상을 수상하였으니, 어쩌면 나는 여기에 안주해버린 것일까 도무지 의욕이 나지 않는다.
월요일
몸살이 시작된 날이다. 아침부터 예사롭지 않은 두통에 발열이 있었다. 최근 코로나가 재유행한다는 글을 언뜻본적이있어 자가키트를 하고 음성이 뜬것을 보고, 급히 집을 나와 버스를 타고 학교를 갔다. 여름이라 틀어주는 버스 에어컨이 그리도 차지 않을수가 없었다. 그렇게 지친 몸을 창가에 뉘이고 두통을 참고 학교를 가 강의를 듣는데, 정말 곤욕이었다.
도저히 몸은 내 맘대로 빠르게 움직이지도 않았고, 나의 뇌도 굴러가지 않았다. 생각은 빠르게 하는데, 뇌는 일하지 않았다. 뇌가 힘을 내 일을 하면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이때 인지부조화를 심하게 느꼈던 것 같다. 평소라면 이미 끝내고 넘어갔을 분량인데, 내 마음은 이미 다음 페이지인데, 나의 뇌는 첫 페이지를 간식히 읽어들이고 있었고, 나의 몸은 슬로우 모션이라도 걸린 듯 움직이기만 하니 정말 답답할 노릇이었다.
그렇게 평소보다 유달리 길었던 오전 강의를 마치고, 동네에 돌아오는 길 버스에서 느낀건, 카페에 가서 처리해야 할 일들과 객관적인 판단, 오늘은 몸을 쉬게 하는것이 맞다는 판단, 두 판단이 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상태를 보면 후자를 선택하는 게 맞았지만, "지속성" 이 나에게 주는 가치는 상당하기에 도무지 포기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고민들은 이내 의미 없는 고민이 되었는데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몸에 힘이 축 빠지는 것을 느껴 집에 가 잠을 자기로 선택했다. 2시쯤에 겨우 집에 들어와 침대에 눕자마자 잠에 들고 일어난 시각은 5시, 식욕이 없어 뭘 입에 넣고 싶지도 않았다. 그대로 아픈 몸을 일으켜 카페로 향해 그날 해야할 일을 했고, 해야 될 일을 끝내고 집에와, 죽을 끓여 겨우 입에 넣고 약을 먹은 뒤 잠들었다.
이 날 나는 집에 돌아오는 길에 정말 많은 생각에 잠겼다.
아직까지 기억이 나는 세 가지의 키워드 "의도한 실패", "나태", "본성" 이 세가지 키워드에서 파생된 생각들이 내 머릿속에 여전히 맴돈다.
화요일
분명 월요일보단 몸 상태가 많이 괜찮아졌다. 하루 좀 일찍 잠에 든 덕일까, 오늘은 약간의 두통만을 달고 살아갔다. 오전, 오후 일과는 동일하게, 오늘 특이점이 있다면 출근한다는 것, 오후 5시 출근해 패티를 구웠고, 구웠으며, 구웠다. 나의 작은 집게리아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았고, 정체모를 집게리아만이 남아있다.
수요일
잠시 사그러들었던 통증은 이내 곧 나를 덮쳐왔다. 단언컨데 말한다. 체감상 월요일보다 더 힘들었으리라, 유난히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고, 유난히 고되었다. 이날은 오전 일과를 마치고, 다음 날 있을 회의에 매진하여야했다. 월요일과 화요일의 여파였을까, 심적으로 많이 고되었으며, 많이 지쳤던 하루였다.
목요일
반가운 소식이 들어왔다. 하지만 이내 반갑지 못한 소식이 되었다. 예전부터 진행하고 싶어했던 행사에 드디어 동아줄이 내려왔지만, 하필 이타이밍에, 새 프로젝트 들어가는 타이밍에 왜, 나는 쉬지 못하는 걸까, 쉴 시간이 있나, 아니 어떻게 쉬는거였더라.
그럼에도 내일 있을 일명 동아줄 회의가 기대가 되긴한다. 아 오늘은 회의 하나를 더 처리했다.
금요일
오늘의 빅뉴스 동아줄 회의, 이 회의에서 나의 기획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았으며, 행사 진행에 최대한 도움을 주겠다는 답변을 얻었다. A to Z 행사, 막막하다.
토요일
오늘은 출근하는 날, 아침에 간단한 문서작업과, 예산안 수정 및 참고자료 조사를 진행하고, 출근했고, 퇴근 이후에는 오전의 반복이었다.
일요일
오늘도 출근, 어제의 반복이다.
글을 쓰다보니, 이번 한 주는 월요일의 여파가 지배적이었다.
월요일의 파장을 쓰고나니, 남은 요일은, 그 여파를 걷어내기 위한 몸부림이 아닐 수가 없어, 글을 요약한다.
가장 이번 주 나를 버티게 할 수 있었던 것은 돈과 명예도 아닌, 나를 자극하는 고통이었음이라 이번주를 회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