יהי אור (예히 오르, 빛이 생기어라)
7월 30일. 작게나마 빛이 보였다.
오늘은 2일간의 센터 근무를 마친 날이자, 7월 마지막 출근 한 날이다.
2일 연속 센터 내 카페 근무로 인해, 부단히 몸이 피곤했으며, 고되었다.
특히나 오후 5시가 되면 나를 제외한 카페 pt는 모두 퇴근 하기에 더욱이 카페 근무는 나에게 힘이 들지 않을수가 없다고 볼 수 어렵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7시까지 키친 마감 및 카페 업무 이후에 다시 시설 근무로 전환배치되는데, 오늘 마지막 클라이밍 시설을 내가 맡게되었다. 오늘의 마지막 어드벤처 타임이라, 최대한 아이들이 하고 싶은만큼, 만족할 만큼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 하지만 퇴장시간이 임박했던 친구들이 많았던 건지 재도전 하는 아이들이 없었고, 오늘의 마지막 아이, 정말 귀엽게 생겼으며, 지나가다 픽 쓰러져 버릴 것 같았던 작은 아이, 하지만 오늘 내가 만난 그 누구보다도 의지가 강했던 아이였을 것이다.
우리 클라이밍은 총 세 가지 단계로, 유아 및 초등학생을 위한 1단계, 초보자들을 위한 2단계, 조금 더 스릴을 즐길 줄 아는 친구들을 위한 3단계로 나누어져있다. 그 아이는 어김없이 1단계를 선택하였고, 채 절반도 가지 못한 채 내려왔다. 엉성했으며, 미숙했던 착지 포즈와 함께, 그러곤 오기가 생겼는지 다시 등반을 하기 시작한 모습이 이리도 귀여워 보일 수가 없었다. 저 가녀린 팔과, 곧 부서질 것 같은 손목으로 그리도 올라가고 싶었을까, 재미가 있었을까, 다만 안전이 걱정되어 내 왼손은 항상 아이의 등 뒤에 머물러 있었고, 그저 이번엔 더 높이 올라가길, 직접 성취를 경험해보길 빌어줄 수 밖에 없었다.
그게 나의 역할이고, 도전은 강요가 되선 안되니까, 이번에도 절반을 채 가지못하고 내려온다. 여전히 엉성한 착지와 함께, 아이는 재밌었는지 이내 2단계를 도전하고자 했고, 도전하고 싶다기에 하게 해주었다. 1단계보단 나도 조금 더 아이 가까이, 유사시에 대처할 수 있게 붙어있었으며, 속으로 열심히 응원하고 싶었지만, 더 어려워진 난이도에 아이는 1단계에 등반한 높이의 절반도 올라가지 못하였고, 떨어졌다. 그리곤 다시 도전하고 싶어하는 모습이 뭔가 이 아이는 이것을 진정 즐기고 있나보구나 싶어 한번 더 등반을 시켜주고, 이번엔 직접 가이딩도 해주며, 조금씩 아이가 더 높이 올라가길 원했지만 아이는 이전 도전으로 많이 지쳤었던 것 같다. 마지막 도전을 마치고 아이의 하네스를 벗어주고 그렇게 아이를 보내주고 시설을 마무리 할려했다. 이내 아이는 부모님의 "감사하다고 해야지" 라는 말을 듣고 나에게 고개 숙여 혀 짧은 발음으로 감사함을 전했다. 비록 여기까진, 강요된 감사인 줄 알았으나, 나의 착각이었나보다. 큰 착각, 아이는 고개를 들고, 내 쪽으로 달려와 살포시, 힘을 주어 안아주었다. 여기서 좀 웃긴건 그 아이가 안은건 내가 아닌 나의 다리였던 것 뿐이었다. 그렇게 2초 정도 나를 안고, 뒤 돌아 부모님에게 힘차게 달려간다. 그 아이의 부모의 반응을 보니, 이런 상황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
굉장히 뿌듯했으며, 그 조그마한 작은 아이에게 난 위로 받았다. 그 포옹이 뭐라고, 아니 포옹이라 할 수 있나
그 작은 아이의 행동이 나를 뭉클하게 만들었으며, 오늘 그 아이가 보여준 등반하는 모습과 끝난 이후의 모습을 보고 많은 생각이 사무쳤다. 힘들면 힘을 빼고 과감히 포기 하는 것, 포기 하고 싶다고 당당히 말하는 것, 난 그것이 여지껏 어린아이들의 특권이라고 생각했다. 나의 선택지에는 포기하는 것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나의 머릿속에서는 정말 포기하는 것이 어린 아이의 특권인가 라는 의문이 남으며, 요즘은 좀 지쳤지.. 힘들다.. 라고 홀로 혼자 속삭이며,
오늘을 마무리 하고 있다.
단 하루 남은 7월, 방학이라고 놀지도 못하고 강의를 들었고, 공모전을 준비했으며,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공부하며 보냈던, 나의 7월
언제 쉬지, 이것만 하고 쉬지 뭐, 라는 자기 위안으로 휴식을 지긋이 미뤄왔던 나의 지난 8개월,
지금 이렇게 지치게 된 건 휴식을 미루어 왔던 나의 책임이지 않을까, 아이가 보여준 용기에 비추어 나도 말하고 싶다. 나 좀 지쳤다고, 나 좀 힘들다고, 포기하고 싶다고, 위로받고 싶고, 응원 받고 싶다고 여기에 조용히 투정 부려본다.
이제 힘든 감정을 정리하고, 내일 또 하루를 살아가겠지, 내일은 굳이 쉬는 시간을 만들어봐야겠다.
월요일 건강 트러블로 유난히 길었던 7월의 4주차, 인상깊었던 오늘의 이슈로 7월 4주차의 이야기는 끝이 났다.
내일부턴 새로운 이야기가 다가오리라 나는 믿어본다.
"이 모든 것은 나의 선택이자, 나의 책임이다."
"-Junior-Faust"